중입자 치료,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모든 암의 치료는 불가?

중입자 치료가 암 치료의 패러다임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대두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연세대의료원 산하 연세암병원에서 전립선암 2기 진단 후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검사에서 암조직이 제거되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치료를 받은 환자는 “간단하고 통증도 없었다”고 치료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획기적인 중입자 치료도 모든 암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어떤 암이 치료에 효과적인지, 어떤 암은 치료가 어려운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입자 치료란?

중입자 치료는 무거운 탄소 입자를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주입해, 빛의 속도로 70%까지 가속 암세포를 정밀 조준 타격함으로서 암세포를 사멸 시키는 방식을 말합니다. 국제 학술지에서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확도가 뛰어나 통증없이 치료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장점이 있는 획기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로 평균 30회 치료를 받는다면, 중입자 치료는 12회 정도만 치료 받으면 된다고 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대체적으로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로 치료가 끝날 수도 있기에, 매우 놀라운 치료 효과 입니다.

치료에 효과적인 암은?

생존율이 다른 암보다 낮은 폐암, 간암, 췌장암은 물론, 직장암, 골육종 등 난치암 환자와 고령의 암환자처럼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매우 적합한 치료법입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 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에 머물렀으나, 이 치료를 통해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초기 폐암의 경우 95%, 전이되지 않은 전립선암은 100%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이나 골육종암은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2배 이상의 치료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또한, 중대 합병증도 없는 점도 아주 큰 장점입니다. 개복 수술이 없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환자 혹은 고령 환자들에게도 매우 적합한 치료법입니다.

이번에 연세암병원에서 발표한 전립선암 2기 진단 받은 환자 최씨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중입자 치료를 받은 후, 9월 19일 검사에서 암 조직이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최씨의 글리슨 점수는 3등급이었고,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는 7.9ng/ml 였다고 합니다. 최씨는 4월 말 치료를 시작해서 한 주에 3~4회 씩 총 12번 치료 받아 5월 중순 경 모든 치료를 마쳤고, 이번 MRI 검사에서 암 조직을 발견하지 못해,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치료가 어려운 암도 있다?

중입자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제 그 결과를 알 수 있으나, 모든 암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밀 타격하는 방식이기에 고형암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혈액암류의 암에는 치료가 어렵다고 합니다. 혈액암으로 알려진 백혈병, 다발성골수종, 악성림프종, 골수이형성증후군 등이 치료 효과를 못 보는 암입니다. 또한, 전이가 진행된 암에도 치료 효과가 미비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비용

하지만, 이렇게 획기적이고 편리한 치료법이지만, 큰 단점은 워낙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국내에는 연세대의료원 산하 연세암병원 1곳에만 중입자 치료기가 있을 뿐입니다. 현재 전세계에 운영되는 중입자 치료기는 일본에 7기, 독일 2기, 중국 2기, 오스트리아 1기,이탈리아 1기가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병원이 지난 2018년에 도입 계획을 발표한지 약 4년 만인 지난 4월에 약 3000억을 들여 문을 열었습니다. 세계 16번째이자 국내 최초의 도입입니다.

내년 상반기에 완료되는 회전형 중입자 빔 공사가 완료되면, 췌장암, 간암, 폐암 등 숨 쉴때 움직이는 장기의 암도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연세의료원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 비용은 5000만 원 선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다보니 모두 환자 부담입니다. 전립선암 외에 다른 암의 경우, 치료 회수에 따라 약 6~7천만 원까지 책정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확실히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치료비이기는 합니다.

또한, 이 고가의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은 관계로 일반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조언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약 85% 이상의 암 환자를 치료하며, 치료비도 현실적으로 책정되어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이나 독일에 가서 중입자 치료를 하게 되면 암환자 1인 당 약 1억 원 정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암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위해서 이러한 고가의 최신식 치료법이 대중화 되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